최근 한 푸마 투자자가 경쟁사인 아디다스의 인수를 촉구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소식으로 푸마의 주가가 잠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실제로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수십 년 전 아돌프 다슬러와 루돌프 다슬러 형제의 전설적인 갈등으로 시작된 두 기업의 역사가 합병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수 반대론: 리복 인수의 아픈 기억
아디다스가 푸마 인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실패 경험 때문입니다. 2025년은 아디다스 역사상 가장 값비싼 실수로 기록된 리복 인수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당시 아디다스는 북미 시장에서 최대 경쟁사인 나이키를 따라잡기 위해 31억 유로라는 거금을 들여 리복을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야심 찬 계획과 달리, 리복은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며 수년간 아디다스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전락했습니다. 결국 아디다스는 2022년, 인수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21억 유로에 리복을 어센틱 브랜즈 그룹(Authentic Brands Group)에 매각해야 했습니다. 이 쓰라린 경험은 아디다스가 경쟁사 인수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수 찬성론: 푸마를 잘 아는 아디다스 CEO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수설에 힘을 싣는 유일한 근거는 바로 아디다스의 현 CEO 비에른 굴덴의 존재입니다. 그는 2023년부터 아디다스를 이끌기 전, 10년 넘게 푸마의 CEO로 재직하며 회사를 성공적으로 재건한 장본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푸마는 아디다스나 나이키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굴덴 CEO는 전 직장인 푸마의 내부 사정과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가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굴덴의 청사진과 푸마의 현실
하지만 현재 굴덴 CEO의 경영 계획에 푸마 인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취임 이후 아디다스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북미 등 주요 시장의 현지 고객 특성에 맞는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디다스는 포뮬러 1(F1)에 막대한 투자를 하거나 세계적인 축구팀들의 스폰서십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브랜드 강화의 일환일 뿐 기업 전체를 인수하는 것과는 방향이 다릅니다. 굴덴 CEO가 이미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푸마를 다시 재건하는 데 흥미를 느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위기 속 푸마와 시장의 동향
현재 푸마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제품들이 저가 시장에 머무르며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운동화 한 켤레당 남는 이익이 매우 적은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아디다스 출신의 신임 CEO 아서 홀드가 부임했지만, 아직 뚜렷한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 공백과 계속되는 위기 상황, 그리고 끝없이 추락하는 주가 속에서 투자자의 인수 제안이 나온 것입니다. 최근 ‘매니저 매거진’의 보도에 따르면, 푸마의 대주주인 피노 가문이 더 이상 푸마 지분 보유에 전략적 관심이 없다고 밝히면서 인수설은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이 소식에 푸마의 주가는 한때 16%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융 투자사 CVC와 미국 브랜드 관리 회사 어센틱 브랜즈 그룹(ABG)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디다스의 푸마 인수설은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과거 리복 인수 실패의 교훈과 현재 아디다스의 경영 전략, 그리고 푸마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들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