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답보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브렌트유는 배럴당 65달러 근처에서, WTI도 유사한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백악관은 관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했지만, 지난주 미국 정부가 150개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 경고는 시장에 새로운 변동성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석유·가스 기업들은 이러한 불확실한 거시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들어 S&P 에너지 섹터가 전체적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몇몇 종목들은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내거나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각종 도전에 맞서면서도 현금 흐름을 방어하고, 현명한 투자 전략과 배당 및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고 있는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최근 동향이다.
엑슨모빌 (NYSE: XOM)
엑슨모빌은 여전히 업계의 기준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1분기 동안 하루 평균 460만 배럴의 석유 환산 생산량을 기록했고, 주당순이익(EPS)은 1.76달러로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주주에게는 총 91억 달러가 환원됐으며, 연간 자본 지출은 2030년까지 280억~330억 달러로 고정돼 있다. 엑슨은 브렌트유 기준 손익분기점이 2030년까지 3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강력한 재무 구조와 저비용 구조를 동시에 갖춘 셈이다.
셰브런 (NYSE: CVX)
셰브런 역시 확고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아거스(Argus)로부터 매수 등급 상향 조정을 받았고, 목표가는 169달러로 제시됐다. 이는 저평가 및 장기적인 잉여현금흐름 증가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1분기 EPS는 2.18달러로 예상치를 상회했고, 주주 환원 규모는 69억 달러에 달했다. 또한 헤스(Hess) 인수도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배럴당 약 30달러 수준의 손익분기점은 메이저 오일 기업 중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토탈에너지스 (NYSE: TTE)
프랑스의 에너지 대기업 토탈에너지스는 LNG, 재생에너지, 수소 등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도 상류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은 감소했지만 EPS는 1.83달러를 기록했고, LNG 부문에서 양호한 현금 흐름을 실현했다. 배당 지급 이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0달러 이하이며, 중간 배당도 7.6% 인상했다.
EQT 코퍼레이션 (NYSE: EQT)
EQT는 미국 내 최대 천연가스 생산 업체 중 하나로, 전년 동기 대비 주당순이익이 44% 상승했다. 2025년에는 이익이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운영 효율성과 전략적인 헤징 전략 덕분에, 현재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천연가스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셸 (NYSE: SHEL)
셸은 조용한 반등의 흐름을 타고 있다. 주가는 다소 뒤처졌지만, 글로벌 LNG 수요 증가와 재무구조 개선이 뒷받침하고 있다. 유가 상승이나 유럽의 LNG 수입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셸은 그 수혜를 크게 입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NASDAQ: FANG)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자본 효율성과 운영 규율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미국 퍼미안 분지에 집중하면서 배럴당 60달러 수준의 유가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들어 주가는 이미 12% 상승하며 해당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정체된 유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위의 기업들은 전략적 투자와 주주 환원에 초점을 맞추며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