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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찬밥신세…`현충일 의미 퇴색`

경주지역 아파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어
관광서 '조기 게양' 독려…일부는 조기 몰라

은윤수 기자 / newseun@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2일
ⓒ 동해안시대

현충일을 맞았지만 경주지역 인구밀집 지역인 황성동과 동천동 등의 아파트 단지에는 태극기를 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순국선열을 기리기 위해 국경일로 지정한 현충일의 의미가 퇴색해지고 있다.

아파트 한 동에 겨우 2∼3개 달린게 전부다. 기자가 6일 오전 동천동과 황성동, 용강동, 충효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 4곳을 돌며 태극기를 찾아보고 내린 결론이다.

매년 현충일을 앞두고 ‘조기(弔旗)를 게양해 뜻깊은 날을 기념하자’고 독려하지만 공염불에 그치는 셈이다. 관공서에서도 조기를 달지 않은 곳이 버젖이 있기 때문이다.

태극기 없이 휑한 아파트 모습에 기자를 본 한 주민들은 ‘현충일이 맞느냐?’며 멋쩍은 듯 웃어 보이기도 했다.

황성동 아파트 주민 이모(54·남)씨는 “80~90년대만 해도 태극기 게양 운동을 시작해 태극기를 아파트 전세대가 달거나 국경일을 앞두고 여러 단체에서도 태극기를 먼저 나눠주기도 했다”며 “갈수록 삶이 팍팍해져 여유가 없다 보니 태극기 게양에 대한 인식도 줄어든 거 같다”고 말했다.

동천동 주민 김모(47·여)씨는 "언젠가는 알천교 양쪽으로 태극기가 휘날릴 때도 있었는데 정작 달아야 하는 호국의 달엔 휍하다"며 "도로 가로수 옆으로 전국중학교 야구대회 깃발은 현충일 당일에도 달고 있어 씁쓸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 동해안시대
일차적인 원인은 무관심이다. 지방정부나 단체, 개개인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처럼 예전과 달리 시민들의 망각 속에 국경일에도 태극기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또 주거 유형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태극기 게양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새로 지어진 아파트·오피스텔에는 발코니 확장 등의 이유로 아예 거치대가 없어 태극기를 달고 싶어도 달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여기에 시민 중 일부 현충일의 본질적인 의미를 떠나 그저 쉴 수 있는 빨간날로 인식하기도 한다.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 제12조(국기의 게양일)를 보면 3·1절과 현충일(조기), 제헌절, 광복절,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 등에는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

과거에는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지 않으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었으나 자율에 맡기는 요즘은 국기 게양률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를 넘어 국경일의 의미까지 희미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의를 표하는 날은 태극기 깃 면의 세로 너비만큼 내려서 달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태극기를 잘못 게양한 세대들도 더러 있었다. 심지어 관공서도 제대로 인식히지 못하고 있다.
은윤수 기자 / newseun@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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